선택한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계속하기   장바구니로이동

스킵 네비게이션


이타의 유럽축구이야기

[토트넘-레버쿠젠] 손흥민이 보이지 않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
이름 서현규  병장서현규 작성일 2016-10-23 13:01:49 조회수 912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보내기 미투데이 보내기


(c)tottenham facebook


       

트넘과 레버쿠젠의 2016-2017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예선 3차전 경기손흥민이 레버쿠젠의 홈구장 바이 아레나를 다시 찾았을 때는 레버쿠젠의 슈퍼스타가 아닌 잉글랜드의 슈퍼스타로 거듭난 직후였다. 토트넘의 꿈꿔왔던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이끄는든번호 7번을 단 에이스로 말이다.

때문에 경기 전부터 손흥민이 가장 뜨거운 화두에 올랐던 것이 사실이었다. 손흥민을 잘 아는 슈미트 감독이 이끄는 레버쿠젠이 이길지, 아니면 최근 손흥민 사용법을 제대로 찾은 포체티노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을 이길지. 모두가 최근 떠오르는 슈퍼스타를 잘 아는 상태로 경기에 임했으니 모든 관전 포인트가 손흥민을 향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진행된 경기는 결국 0-0이라는 최종 스코어를 남긴 채 양 팀이 각각 승점 1점을 획득하며 막을 내리게 되었다. 결과는 무승부. 승패의 판가름은 나지 않았지만 경기 내용은 홈팀 레버쿠젠의 승리였다. 특히나 온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손흥민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었다. 과연 그를 매우 '잘'아는 로저 슈미트 감독은, 어떻게 손흥민을 묶을 수 있었을까?


-강력한 슈미트의 4-2-2-2와 포체티노의 4-2-3-1




레버쿠젠-토트넘전 양 팀 선발 라인업


       

레버쿠젠은 4-2-2-2 포메이션을,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양 팀 모두 '강력한 전방 압박'이라는 전술적 메인 카드를 들고 나오며 경기에 임했는데, 특히나 레버쿠젠의 4-2-2-2 포메이션은 수비수 4명을 제외한 6명의 선수들이 모두 높은 라인의 전방 압박을 감행하는 강수를 보여줬다.

토트넘의 경우에는 주전 센터백 토비 알더웨이럴트의 부상으로 인해 미드필더 에릭 다이어를 센터백으로 내려 썼다. 후보 자원 케빈 빔머대신 한때 센터백을 주 포지션으로 삼았던 다이어를 선택한 포체티노 감독이었다. 이로 인해 토트넘은 스트라이커 얀센까지 더해 총 5명(얀센, 손흥민, 에릭센, 라멜라, 알리)의 전방 압박 카드를 쓸 수 있게 되었고, 그 강도는 이번 경기에서 매우 확연하게 나타났다.


-레버쿠젠의 핵심 키워드는 전방 측면 압박

레버쿠젠이 강력한 전방 압박을 가하며 토트넘을 짓눌렀던 이유는 측면 공간의 봉쇄 때문이었다. 이들이 토트넘의 측면을 묶은 것은 오직 단 하나로 설명이 가능했다. 바로 '손흥민.' 손흥민의 발을 묶기 위한 대책이었고, 또 손흥민의 존재로 인해 레버쿠젠의 측면 공략이 가능했던 것이었다. 



우선 우리가 이 뜻을 알기 위해서는 손흥민의 장단점과, 그리고 포체티노 감독의 손흥민 최대 활용법에 대해서 먼저 알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필자의 블로그에서 손흥민에 대해 언급한 내용과 동일. 알고 있다면 넘어가도 괜찮다.)

우선 손흥민은 윙어로써 빠른 주력과 능숙한 양발 사용, 그리고 뛰어난 슈팅력에 강한 강점을 가진 선수라 할 수 있다. 수비수와의 1대 1 상황에서 현란한 개인기로 상대를 제친다던지, 상대 압박을 벗겨내는 탈압박 능력에 강점을 가진 선수는 아니다. 때문에 슈팅력에 강한 손흥민을 200% 활용하기 위해서는 가장 필요한 것이 '주위의 빈 공간'이라 할 수 있는데,(기본적으로 슈팅을 하기 위해선 주위에 일정량 이상의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 문제는 상대 수비수들이 이 사실을 아는 이상 손흥민에게 이러한 공간을 내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포체티노 감독이 제시한 200% 활용법이 바로 손흥민을 왼쪽 윙어로 배치시킨다는 가정 하에 오른쪽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더, 그리고 한 쪽의 중앙 미드필더를 활용하는 것이었다. 이 포지션 안에는 주로 에릭센, 라멜라, 알리가 위치하게 되고, 상황에 따라서는 완야마나 뎀벨레, 아니면 조쉬 오노마나 해리 윙크스가 올 수도 있다.

오른쪽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더, 그리고 중앙 미드필더(때로는 스트라이커까지 합세)가 간격을 좁혀 오른쪽 측면과 중앙의 사이 공간에 자리를 잡게 된다. 그렇다면 여기에 약 3-4명의 공격수들이 위치하게 될탠데, 이때 상대팀 수비 입장에서는 당연하게도 왼쪽으로 비교적 쏠릴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이때 손흥민은 상대 수비진들이 쏠린 반대쪽 공간인 토트넘의 넓은 왼쪽 공격 공간에 자리 잡아 광활한 공간을 얻게 되고, 여기서 토트넘의 오른쪽 공격진들이 컴베네이션 플레이로 탈압박에 성공하게 된다면 단숨에 반대쪽 손흥민에게 패스를 내어준다. 그리고 여기서 넓은 공간이 주어진 손흥민이 최대 강점을 발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안 슈미트 감독이 토트넘의 측면 공간을 강력한 전방 압박을 통해 봉쇄할 것을 선수들에게 주문했던 것이고, 토트넘의 주 공격진들은 측면으로 몰렸기 때문에 또 다른 활로인 중원 쪽에서는 원활한 공격 전개를 해나가지 못 했다. 또한 그렇다고 반대쪽의 손흥민 쪽으로 공격을 전개하자니 이는 손흥민을 매우 좋지 않은 방법으로 활용하는 수였다.


레버쿠젠의 전반전 인터셉트 맵 (c)squawka.com



레버쿠젠의 압박을 벗겨내는 토트넘   

     

결과적으로 강력한 압박으로 측면을 봉쇄시키느냐, 아니면 높은 센스로 그 압박을 벗겨내느냐의 싸움이었는데, 토트넘은 전반전까지 어느 정도의 탈압박을 보여주며 레버쿠젠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펼칠 수 있었다. 특히나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수혜를 받은 선수가 토트넘의 오른쪽 윙백 키어런 트리피어였다토트넘의 오른쪽 측면에서 펼쳐지는 레버쿠젠의 압박 vs 토트넘의 탈압박 싸움에서, 토트넘이 레버쿠젠의 압박을 일시적으로 벗겨냈다고 가정할 때레버쿠젠의 재압박이 즉각적으로 다시 들어오는 상황에서 토트넘이 가장 옳은 패스 선택지라고 결정할 수 있을만한 선수는 오른쪽 측면 공간으로 높게 오버래핑을 올라온 키어런 트리피어였다.

이날 트리피어는 축구 전문 통계 사이트인 whoscored.com에서 토트넘의 위고 요리스, 레버쿠젠의 케빈 캄플과 같은 경기 최다 평점인 평점 8.0점을 부여받았으며, 토트넘이 올린 15번의 크로스 중 5번의 크로스를 책임지며 오른쪽 측면에 활기를 띄어 주었다. (에릭센이 총 6번의 크로스를 올리며 토트넘의 최다 크로스를 올린 선수가 되었지만, 이 중 2번의 크로스를 코너킥으로 올렸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트리피어가 이날 토트넘 선수 중 가장 많은 크로스를 올린 선수였다.


이날 트리피어가 올린 크로스 루트, 주황색 표시는 키 패스를 의미한다. (c)squawka.com



탈압박 후 트리피어에게 연결되는 토트넘의 공격 장면



이러한 형식으로 토트넘과 레버쿠젠간의 전반전 경기는 거의 동등한 경기력으로 싸웠다고 할 수 있었으나, 진정한 경기력의 결과가 판결 난 것은 후반전이었다. 레버쿠젠의 로저 슈미트 감독이 하칸 찰하노글루를 내보내고 율리한 바움가르트링거를 투입시켰을 때부터였다.  

윙어 찰하노글루 대신 중앙 미드필더 바움가르트링거가 경기장 내에 들어오니 전반전부터 어마어마한 활동량을 가져갔던 중앙 미드필더 케빈 캄플과 차를레스 아랑기스가 조금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때문에 매우 폭좁은 활동량을 가져갔던 찰하노글루의 압박 할당량을 캄플과 아랑기스가 채워줄 수 있게 되었고, 중원에 레버쿠젠의 선수 한 명이 더 추가되니 토트넘은 중원 싸움에서 완벽하게 밀릴 수밖에 없었다.


레버쿠젠(우)과 토트넘(좌)의 이번 경기 태클맵 (c)squawka.com



찰하노글루의 전반전 패스맵 (우), 바움가르트링커의 후반전 패스맵 (좌) (c)squawka.com


전체적으로 레버쿠젠의 활동량의 폭과 중원 싸움에서의 강도가 늘어났기 때문에 경기의 주도권은 자연스레 레버쿠젠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다. 제아무리 토트넘이 강력한 전방 압박을 가한다 한들 레버쿠젠에는 수비수의 패스를 받아줄 수 있는 미드필더가 한 명더 늘어났기 때문에 빌드 업 과정을 매우 순탄하게 이뤄낼 수 있었다. 또한 압박의 강도가 더욱 거세지고 중원에서의 선수가 한 명 더 많아졌기 때문에 토트넘의 중원 싸움도 힘들어질 수밖에 없었는데, 여기서 토트넘에게 생긴 문제점 2가지는 포체티노 감독이 아무런 전술적 맞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점과 후반전 토트넘의 선수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많은 실책을 범했다는 점이었다.



토트넘의 치명적 실책 장면 2가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로는 토트넘 선수들의 패스 성공률이 확 떨어졌다는 것이었다. 빌드업의 시작점이 되는 골키퍼 요리스의 패스 성공률은 전반전 65%에서 후반전 50%로 감소했고, 백포 라인 바로 위를 커버하는 완야마 같은 경우에는 전반전 88%에서 후반전 80%로 변화하는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또한 알리의 경우에는 79%에서 40%로, 손흥민은 75%에서 45%로 확 떨어지는 패스 성공률을 보여줬었다. 또한 이뿐만이 아니라 후반전 71분에 교체된 라멜라의 경우, 그가 뛰었던 26분간의 후반전에서는 단 3개의 패스 시도를 보여주는 기염을 토하기도 하였다.

토트넘의 상황은 후반전 65분, 빈센트 얀센을 빼고 무사 뎀벨레를 투입한 후 더욱 악화되기 시작했다. 손흥민을 기존 얀센의 자리였던 톱 위치까지 끌어올리며 압박을 거세게 나오는 레버쿠젠의 뒷공간을 노려볼려 했던 교체 수였는데, 여기서 파생된 가장 큰 문제는 토트넘의 플레이가 손흥민의 범주에 미치는 단계까지 아예 도달할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쉽게 말해서, 손흥민이 레버쿠젠의 뒷공간을 노리기 위해서라면 중원에서의 질 좋은 패스가 공급되어야 하는데, 토트넘이 중원을 강화한 레버쿠젠의 압박에 막혀 이 질 좋은 패스를 공급하기 위한 플레이까지 아예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 주말 웨스트브롬위치 원정을 치른 채 주 중에 독일 원정을 오게 된 것이니 체력적인 한계도 크게 따를 터, 거기다가 토트넘의 후반전 역습 전개는 팀 조직적 역습이 아닌 오직 개인 능력(에릭센)에만 의존하는 역습이었으니. 최전방 손흥민이 고립되지 않는 것이 이상할 일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은 수문장 요리스의 슈퍼 세이브와 견고한 백포 라인의 수비에 힘입어 끝내 승점 1점을 따내는데 성공하였다. 로저 슈미트 감독 입장에선 매우 아쉬울만한 경기였다.  


이렇게 레버쿠젠과 토트넘간의 치열했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차전 경기가 끝을 내리게 되었다. 힘든 독일 원정에서 끝내 승점 1점을 따냈다는 것은 토트넘 입장에서 당연 호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들이 속한 조별리그 E조는 AS 모나코와 CSKA 모스크바가 함께하고 있다. 4팀 중 어느 2팀이 올라가도 이상하지 않을만한 죽음의 조다. 그렇기 때문에 챔피언스리그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다. 현재 모나코가 토트넘과 레버쿠젠을 각각 승점 1, 2점 차로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 본다면, 오늘 맞붙은 이 두 팀은 어떻게서든 남은 챔피언스리그 3경기에 사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포체티노와 슈미트, 이들은 현재 팀을 이끌어 챔피언스리그에서의 명성을 드높일 수 있을까? 이 두 감독이 존재하기에 우리는 토트넘과 레버쿠젠을 계속 기대하고 있다.






목록
전체 76
게시판 리스트
번호 제 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화살표 [토트넘-레버쿠젠] 손흥민이 보이지 않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 병장서현규[WEB] 16-10-23 913
15 [맨유-리버풀 분석] 무리뉴의 맨유는 왜 압도당했는가? 병장서현규[WEB] 16-10-19 1251
14 과르디올라를 꺾은 포체티노의 역발상 병장서현규[WEB] 16-10-05 1120
13 하메스의 전술적 딜레마로 놓친 레알 마드리드의 승리 병장서현규[WEB] 16-10-01 1007
12 맨유의 왓포드전 패배는 정녕 무리뉴의 잘못인 것인가? 병장서현규[WEB] 16-09-22 1095
11 [첼시-리버풀 분석] 클롭의 전술적 승리 아닌 리버풀 선수들의 승리 병장서현규[WEB] 16-09-22 970
10 손흥민, 주전 경쟁의 점화를 시작하다. 병장서현규[WEB] 16-09-11 887
9 맨체스터 더비, 전술적 포인트로 짚어보는 프리뷰 병장서현규[WEB] 16-09-10 1202
8 클롭과 리버풀의 관포지교, 'Ver 2.0'으로 진화하다. 병장서현규[WEB] 16-09-07 1061
7 콘테의 첼시, 푸른 비상을 시작하다. 병장서현규[WEB] 16-08-29 1126
6 과르디올라의 맨시티는 티키타카를 구사하지 않는다. 병장서현규[WEB] 16-08-24 1887
5 무리뉴 체제의 전술적 열쇠가 되어야 할 후안 마타 병장서현규[WEB] 16-08-19 1150
4 성공이냐 실패냐, 손흥민은 프리시즌에서 어떤 답을 찾을까? 병장서현규[WEB] 16-08-01 1324
3 에버튼, 멀어진 꿈을 되찾으러 나서다 병장서현규[WEB] 16-07-22 1115
2 무리뉴의 맨유, 시작은 어땠나? 병장서현규[WEB] 16-07-20 908
1 에버튼의 유망주들은 성공할까? 병장서현규[WEB] 16-07-13 972
처음으로이전페이지 1 2 3 4 마지막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