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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레스터] 반드시 해결해야 될 아스널 백3의 월콧 - 지루 딜레마
병장 서현규 | 2017-04-27 17:04:31 | 1124




벵거가 자신의 커리어상에서 처음으로 꺼내든 백3. 지난 미들즈브로전을 시작으로 어젯밤 레스터 시티와의 홈경기까지 모두 사용했다. 결과는 3연승. 그 어느 때보다도 귀중한 승점 6점을 획득했고, FA컵 4강전에서 과르디올라의 맨시티를 꺾었다. 결과론적으로 놓고 보자면 그의 백3 변화는 대성공처럼 보이겠지만, 사실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선보인 그의 3-4-3은 매우 부족한 면이 많았다. 특히나 아스널 입장에서는 행운이 따른 후트의 자책골이 없었다면 그들은 승점 1점만을 따냈을 것이다.  

-변화에 변화를 준 벵거의 3-4-3



아스널의 이번 경기 선발 라인업


백3 체제는 그대로 유지하되, 지난 미들즈브로전과 맨시티전에서 똑같이 유지됐던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기존에 왼쪽 윙백에서 뛰던 몬레알을 홀딩 대신 센터백으로 내리고, 양 윙백 자리에 깁스와 베예린을 배치했다. 그리고 공격 라인에는 지루 대신 월콧이 출전하고, 산체스가 기존의 지루 자리인 스트라이커로 이동하면서 월콧이 오른쪽 공격수를 맡았다.  

-월콧 선발의 의도와 아스널 공격 형태



아스널의 이번 경기 공격 진영과 형태


벵거가 월콧을 선발 출전시킨 궁극적인 의도는 발이 느린 레스터의 로베르트 후트를 공략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지루의 체력 보존에 대한 탓도 있겠지만, 전술적으로 풀어보자면 오른쪽 공격수인 월콧을 레스터의 왼쪽 센터백 후트와 붙여 그의 뒷공간을 노리게 할 셈이었다.    

3-4-3의 고질적인 문제점(중앙 미드필더의 숫자가 부족하다는 것)을 풀어줄 선수는 왼쪽의 메수트 외질이 됐다. 그는 프리롤을 맡되, 수비 라인에서 볼을 끌고 올라올 때 계속해서 중앙 미드필더 지역으로 합류했다. 월콧은 전술한 대로 후트를 노려야 했기 때문에 중앙으로 좁히는 빈도가 높았다. 그와 동시에 산체스는 밑선으로 내려오거나 양 측면으로 벌려 팀의 플레이에 최대한 관여했고, 중앙 미드필더 코클랭은 지난 맨시티전 램지와 비슷한 롤(계속해서 공격 라인으로 쇄도하는 역할)을 맡으며 상대 수비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또한 아스널이 69%의 점유율을 가져간 만큼 양 센터백인 몬레알과 가브리엘도 페너트레이션 단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산체스와 월콧의 이번 경기 패스맵 (c)squawka.com


월콧이 중앙으로 이동함에 따라 산체스가 스트라이커 자리에서 빠졌기 때문에 사실상의 골잡이 역할은 월콧의 몫이었다. 위 패스맵을 보면 알겠지만 경기에 더욱 적극적으로 관여한 쪽은 스트라이커 산체스였다. 월콧은 오른쪽 측면을 비워도 베예린이 있었기 때문에 경기에 크게 관여하지 않아도 큰 상관이 없었다.

-수비는 잘 벗겨냈지만 넣지 못한 골



이번 경기에서 나온 아스널의 변형 공격 형태 몇가지


백3를 기반으로 한 공격의 부분 전술들은 매우 좋았다. 모두 다양하고 충분히 상대 수비를 가공시킬만 했다. 산체스가 내려가고 월콧이 중앙으로 들어옴으로써 공격 2선 쪽에 '외질-산체스-코클랭-쟈카'의 패싱 진영을 형성하여, 상대 수비를 벗겨낸 후 뒷공간을 노리는 월콧에게 패스를 찔러줄 수도 있다. 또한 산체스가 오른쪽으로 이동함으로써 '산체스-월콧-벨레린'의 빠른 발 삼각편대를 형성해 상대의 왼쪽 측면을 파괴하는 옵션도 가능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코클랭이 순간적으로 전방에 참여함으로써 생겨나는 공격 옵션도 존재했고, 산체스가 최전방에 머물되 가브리엘이 더욱 적극적으로 페너트레이션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산체스-월콧'의 2톱 체제도 이룰 수 있었다. 골을 넣기 위한 1차적 전개 방법 자체는 매우 다양했다. 하지만 아스널이 막혔던 부분은 바로 그 다음부터였다.



아스널의 2차적 공격 문제


라니에리 체제 때부터 쭉 유지해오던 레스터의 수비 방식은 4-4-2 진영을 형성하되, 선수 간의 간격을 매우 조밀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때문에 양 측면에 많은 공간을 노출할 수밖에 없는데, 그 공간에서 상대가 크로스를 올린다면 박스 안에 수비를 매우 밀집 시켜 클리어링 해낸다. 레스터는 이 클리어링에 매우 능한 팀이다. 그들의 수비진에는 191cm의 거인 센터백 로베르트 후트가 있고, 최전방에는 빠르게 골을 넣을 수 있는 제이미 바디가 배치돼있었다.

아스널 역시 백3 체제인지라 공격시 양 윙백들을 활용해 경기장을 넓게 썼다. 이에 겹쳐 양 윙어인 월콧과 외질이 전술했듯 매우 중앙 지향적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몬레알과 베예린에게 오버로드 투 아이솔레이트의 원리가 적용되기도 했다. 레스터 시티의 수비 방식과 아스널의 공격 형태가 만났기 때문에 몬레알과 베예린은 매우 넓은 공간 속에서 볼을 만질 수 있었다.   

아스널의 문제는 어쩔 수 없이 이들을 활용하게 되는 것이었다. 아니, 조금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밀집된 중앙 지역에서 상대 수비를 뚫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중앙 돌파가 안되니 넓게 벌린 양 윙백을 향해 공격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윙백이 볼을 잡으니 공격 루트는 크로스 쪽으로 국한될 수밖에 없었고, 지루대신 월콧이 들어온 아스널의 공격진에는 이 크로스를 받아줄 선수가 여의치 않았다. 그것도 박스 안 클리어링 최강 팀 레스터 시티를 상대로 말이다. 아스널은 이날 총 29번의 크로스를 시도했다.

때문에 벵거는 68분 깁스 대신 웰백을 투입하며 아스널을 백4 체제로 바꿨으며, 75분에는 월콧/코클랭 대신 램지/지루를 투입하며 측면 크로스에 대한 성공 확률을 높였다.



아스널의 공격진에서 이뤄져야 했던 장면


아스널은 이번 경기에서 위와 같은 장면이 필요했다. 산체스와 월콧이 최전방에서 2톱을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월콧이 베날루안을 달고 측면으로 빠지니 산체스가 그 사이 공간으로 빠르게 침투하는 장면. 그리고 밑선의 외질이 쇄도하는 산체스에게 킬 패스를 찔러주는 다음 상황까지. 월콧을 지루 대신 선발 출전시킨 이상 아스널은 위와 같은 중앙을 돌파할 수 있는 플레이가 필요했다. 공격수들 간의 약속된 플레이나 번뜩이는 움직임 말이다.


결국 아스널은 행운이 따라준 후트의 자책골에 힘입어 승점 3점을 따냈다. 벵거의 백3 변화가 떨어져가는 아스널을 구해줄 구세주로 전략하기 위해서라면 이번 경기를 계기로 다시 성장해야 할 것이다. 프리미어리그 6경기를 남겨둔 상태에서, 아스널은 과연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수 있을까? 백3 변화의 최종적 성패, 그리고 맨유/맨시티의 남은 일정 결과가 이들의 운명을 정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