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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의 유럽축구이야기

에버튼의 유망주들은 성공할까?
병장 서현규 | 2016-07-13 00:54:56 | 960



(c)glenavonfc.com

축구계는 지금 돈에 집중되어있다. 몇 일, 몇 시간, 몇 분 단위로 까지 천문학적인 수표들이 왔다갔다 하는 현재, 본격적인 이적 시장이 열린 지금은 더욱 바빠졌다. 날이 갈수록 더욱 짧은 시간 안에 방대한 액수의 돈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있는 축구계이다.


그렇기에 현대 사회에 들어 축구의 요소는 더욱 광범위하게 넓어졌다. 전술, 선수의 기량, 선수와 감독의 컨디션 등 경기 내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기 내적인 요소만큼 구단의 경제적 요소, 선수들의 사생활 관리, 서포터들과의 소통 등을 포함하고 있는 경기 외적인 요소가 매우 중요하게 떠오르게 되었다.


이는 당연하게도 축구의 한 팀에 있어 그들이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매우 다방면 하게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 외적으로 얻을 수 있는 가치들이 경기 내적으로 획득할 수 있는 요소들만큼 커지거나 그것들을 역전하고 있는 사례가 나오고 있는 현상들이 지금 현대 축구에서 일어나고 있다. 한동안 부진했던 지난 맨유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그들이 운영했던 경기 외적으로의 관리는 그 어느 클럽도 따라오지 못할만큼 뛰어났지만, 막상 팀의 성적과 직결되는 경기 내적 요소에서는 그리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 했다.


경기 외적인 요소 중에서 가장 높은 가치로 평가받을 수 있는 요소는 당연하게도 구단의 경제적 가치일 것이다. 이 범주는 모든 것들을 포함하고 있다. 중계권료, 선수의 이적료, 구단의 마케팅 비용, 구단의 상업적 이익 등. 이것들이 나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기에 지난 시즌 레스터 시티의 우승이 더욱 극적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천문학적인 액수의 이적료 없이 좋은 선수들을 얻거나 팔 수 있는 각 팀의 유망주 발굴이 더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나 거액 의 자본 투입 없이 프리미어리그 상위권을 목표로 하고 있는, 1878년 창단 이래에 지역사회에 공헌한다는 목표와 철학을 지금까지 쭉 지켜가고 있는 에버튼의 입장에서는 이 '유망주'라는 요소가 다른 클럽들보다 더욱 매력적이고 중요한 요소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거물을 꿈꾸고 있는 핀치 팜 (Finch Farm)


바르셀로나에 세계 최고의 유소년 정책으로 손꼽히고 있는 라 마시아가 있다면, 에버튼에는 수준급 유망주들을 배출해낸 핀치 팜이 있다. 영국 리버풀 헤일우드에 위치하고 있는 이 훈련장은 에버튼 1군과 2군의 훈련 시설과 에버튼 유소년 아카데미로 사용되고 있는 중이다.


핀치 팜은 에버튼이 벨레필드를 사용한 이후 2007년 10월 9일에 개장한 훈련장이다. 무려 약 £14-17m (한화 약 210억~256억)의 거금을 들이면서 개설했던 곳이기에 많은 시설들이 위치하고 있다. 체육관, 인조잔디 실내 체육관, 물요법 수영장, 사우나, 스파, 물리 치료실, 미디어 센터, 비디오 라운지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핀치 팜의 리모델링 계획 (c)evertonfc.com​


특히나 이번 3월 에버튼의 전 감독이었던 로베르토 마르티네즈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의 훈련 시설에 영감을 받아 핀치 팜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를 주문하기도 했었다. 그는 선수들이 핀치 팜 내에서 여유롭고 편하게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그들의 광범위한 휴식 공간을 부탁했으며, 이뿐만이 아니라 핀치 팜의 관리인 시설도 따로 마련해주는 것을 원했었다.


또한 마르티네즈 전 감독은 핀치 팜이 유소년 아카데미로도 쓰인다는 만큼 유망주라는 요소에 대해서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는데, 그는 맨시티의 훈련장 내 유스 경기장인 '이티하드 캠퍼스'의 모델을 참고하여 새로운 유스 아카데미 경기장 건축을 그의 머릿속에 그려놓고 있었다. (에버튼 U-21 팀은 아마추어 리그 사우스포트의 홈구장인 헤이그 에비뉴를 빌려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에버튼이 배출한 유망주들


에버튼은 벨레필드 시절부터 수준급 유망주들을 배출해왔다. 물론 전세계적인 클럽들의 유스 시스템과 비교하자면 그리 특출나지도 않고 비교적 약체 쪽에 속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앞서 소개했던 마르티네즈 전 감독의 리모델링 계획으로 미루어 보아 장기적으로 에버튼의 유망주 배출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에버튼 유스 출신들인 선수들만 놓고 본다면 그들이 수준급 반열에 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많은 선수들이 너무나도 이른 나이에 다른 팀으로 이적하거나 에버튼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재능을 꽃피웠고, 세계 최고의 유망주로 손꼽혔더라도 끝내 자신의 기량을 만개하지 못해 실패했기 때문에, 그들을 유스 배출만 놓고 봤을 때 수준급 반열에 끼어줄 수 없다는 것이다.




에버튼 시절의 무스타피 (c)express.co.uk​


너무나도 어린 나이에 이적하거나 에버튼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재능을 꽃피운 선수로는 발렌시아의 수비수 시코드란 무스타피를 예로 들 수 있다. 그와 같은 경우는 에버튼 시절에 큰 주목을 받지 못했었는데, 후에 삼프도리아로 이적하며 기량을 만개시켜 단숨에 최고의 유망주로 거듭나게 되버렸다. 덕분에 2014 브라질 월드컵 독일 대표팀 명단에도 이름을 올릴 수 있었고, 끝내 스페인의 강호 발렌시아의 입성에 성공하게 된다.


에버튼 유스가 배출해낸 유망주는 아니지만 팬들에게 기억에 남는 어린 선수를 손꼽으라면 당연하게도 현재 본머스의 수비를 담당하고 있는 댄 고슬링을 말할 것이다. 그는 현재 폿볼 리그2에 소속되있는 폴리머스 아가엘의 유스 출신이지만, 어린 나이에 에버튼으로 이적하며 팬들의 머릿속에 자신의 존재를 완벽히 인식시켜놨다.

 


잭 로드웰과 호세 박스터 (c)mirror.co.uk



최고의 유망주로 손꼽혔지만 끝내 자신의 기량을 만개하지 못했던 선수들을 손꼽으라면 대표적으로 아담 폴셔와 잭 로드웰, 그리고 호세 박스터를 손꼽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나 그 중에서 로드웰과 박스터는 '망한 유망주'의 유명한 사례로 거론된다.


잭 로드웰과 같은 경우는 앞선 무스타피와는 반대로 원래 에버튼에서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라고 추앙받는 선수였다. 주 포지션은 미드필더지만 수비수까지 소화가 가능해 다재다능한 선수로 이름을 떨치기도 했다. 하지만 2012년 팀에 173억이라는 거액을 안겨주며 맨시티로 떠난 로드웰은 후에 자리를 잡지 못한 채 팬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버리고 만다. 지금은 선더랜드 소속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와 비슷한 또 다른 케이스인 호세 박스터는 로드웰보다 더욱 급격한 길을 걸었다. 그는 2008년에 구단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로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렀을 만큼 뛰어난 유망주로 평가받았던 선수였다. 92년생인 그는 잭 윌셔와 함께 잉글랜드의 유망주의 '2톱'으로 손꼽혔었고, 에버튼 내에서는 제2의 루니라는 별명까지 내돌았으니 그가 얼마나 뛰어났던 선수였는지 감안이 갈 것이다. 하지만 그는 부상 기간 중 대마초를 피워 구단으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게 된다. 덕분에 그는 3부 리그로 임대 이적을 가게 되고, 기량은 완벽하게 수직 곡선으로 떨어져 팬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버리고만다. 또한 지난 2015년 7월에도 마약 성분이 검출되며 5개월간 경기에 나서지 못한 적도 있었다.



그 외에 에버튼의 성공한 유망주를 손꼽자면 웨인 루니와 로스 바클리, 그리고 토니 히버트와 레온 오스만 정도를 말할 수 있겠다. 또한 루크 가벗과 타이어스 브라우닝, 라이언 레드슨, 키어런 도웰, 브랜던 갤러웨이와 같은 선수들은 에버튼의 1군 진입 기회를 노리고 있는 선수들이고, 메이슨 홀게이트, 코너 헌트, 존조 케니, 코너 맥알리니, 샘 번과 같은 선수들은 쿠만 감독 밑에서 제2의 래쉬포드를 꿈꾸고 있는 중이다.  

-쿠만 감독은 그들을 알아줄까?​



​이번 시즌 에버튼에는 이적 시장에서의 대대적인 선수 변화가 아닌 감독 자체가 바뀌었기 때문에 1군 진입을 꿈꾸고 있는 유스들에게는 이번 기회를 잘 살려야 할 것이다. 물론 지난 시즌 쿠만 감독의 사우스햄튼에서 나온 유스 데뷔 수가 0명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그들에게는 기회가 아닌 위기로 닥쳐올 수도 있겠지만, 에버튼에서의 쿠만 감독은 유스 기용에 대해 상당히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는듯하다.


그는 "프리시즌은 어린 선수들을 기용해볼 수 있는 좋은 기간이라 생각한다.", "나는 어린 선수들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그들이 곧 구단의 미래이기 때문이다."라는 말들을 통해 자신이 유스들에게 얼마나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밝혔고, 이 말을 언급한 뒤로 몇일 후에 유망주 키어런 도웰과 3년 재계약을 맺으며 에버튼의 유스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도 하였다.



(c)everton facebook.com




쿠만 감독은 도웰과의 재계약에 이어 계속해서 유스 기용을 실천으로 옮겨갔다. 그는 이번 오스트라이에서 진행될 특별 트래이닝 캠프 명단에 루크 가벗, 브랜던 갤러웨이, 메이슨 홀게이트, 매튜 페닝턴, 게서린 존스, 코너 그랜트, 키어런 도웰, 다비드 해넨과 같은 유스들을 포함시키며 직접 훈련에 나섰다.


특히나 이번 시즌 쿠만 감독은 지난 사우스햄튼의 시즌처럼 '무언가를 증명해야 하는데 경기력이 좋지 않아 승점의 여유가 없다.'라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에버튼에서의 첫해이니 만큼 본격적인 16-17 시즌에서도 유스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유스들이 비로소 자신들의 묵혀왔던 재능을 보여줄 때가 온 것이다.


이제 새로운 쿠만의 에버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그가 좋아하는 어린 선수들이 무언가를 해줘야지 본격적인 1군 자리를 꿰차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 자리는 분명 누군가의 또 다른 동반자가 차지하게 될 것이니 말이다.

구디슨 파크 위 그라운드를 꿈꾸고 있는 에버튼의 유스들은 끝내 성공할 수 있을까?



쿠만 감독의 부임은 그들에게의 기회이자 곧 피터지는 경쟁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