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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스코틀랜드 분석] 삼사자 군단이 돌아올까?
병장 서현규 | 2016-11-17 11:09:15 | 952

(c)Evening Standard


전 세계인들에겐 축구로 뭉치는 하나의 축제가 될, 그리고 각 국가대표팀을 이끌 감독들과 선수들에게는 환상의 무대가 되거나 좌절의 장소가 될, 2018 러시아 월드컵도 어느덧 1년 반 정도를 앞두고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스페인 대표팀 몰락부터 유로2016에서의 반전의 포르투갈 우승까지.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둔 근 4년간 전 세계의 A매치 판도는 크게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 2018년에 다시 반전의 비상을 준비하고 있는 대표팀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축구 종주국'인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로이 호지슨의 자진 사임과 그 후임 샘 앨러다이스의 '부패 스캔들 사건'이 불과 3달 만에 벌어진 터라, 뒤숭숭한 분위기 속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대행 체계에서 다음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경기가 지난 몇일 전 새벽에 펼쳐졌다. 숙적 스코틀랜드와의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경기에서 3-0으로 완승한 것. 이 경기를 계기로 잉글랜드 대표팀은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나가야 할 것이다.

-삼사자 군단의 베스트 라인업과 4-2-3-1


스코틀랜드전 잉글랜드의 선발 라인업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대행이 스코틀랜드와의 예선 경기에서 꺼내들은 선발 라인업은 그리 특별하진 않았다. 대체적으로 '이 라인업이 잉글랜드 대표팀의 베스트11이다.'라고 단정지어도 딱히 이상하진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아직 치열하게 경쟁을 해나가야 할 자리도 있는게 사실이다.

그 첫째 포지션이 바로 스트라이커이다. 스코틀랜드와의 경기에서는 다니엘 스터리지가 이 자리에서 선발로 나섰지만, 그는 아직 지난 시즌 레스터 시티의 돌풍을 이끌었던 제이미 바디와 훗날 전 세계 스트라이커를 대표할 수도 있는 해리 케인과 경쟁을 해나가야 한다. 분명 이 판도는 16/17 시즌과 17/18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득점왕 행보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둘째는 공격형 미드필더이다. 이 자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잉글랜드를 이끌 감독이 어느 포메이션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존재 유무가 달라지겠지만, 만약 이 포지션에 선수를 배치시켜야 한다면 그 감독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지난 새벽에는 사우스게이트 감독대행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웨인 루니가 이 자리에 선발로 나섰지만, 만약 그가 소속 팀에서 지금과 같은 모습을 계속 보여준다면 그땐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 잉글랜드를 이끌 신예, 델레 알리가 충분히 이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상황에 따라서는 로스 바클리까지 배치시킬 수 있다.

마지막 셋쩨는 수비 라인이다. '로즈-스톤즈-케이힐-워커'로 이뤄져있는 수비 라인은 지난 새벽에도 매우 안정적이었지만, 잉글랜드 대표팀에는 이 수비 주전 자리를 충분히 위협할 수 있는 자원들이있다. 센터백의 크리스 스몰링이있고, 오른쪽 윙백의 나다니엘 클라인이있다. 이들이 언제 주전 자리를 꿰차도 이상하지 않을 판이다. 물론 그 주전 자리의 성패 여부는 최후의 월드컵 기간까지 소속팀에서의 활약 여부가 최우선시 되겠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수비 라인을 운영하는 감독의 입맛에 따라 달라질 확률도 충분히 존재한다.

-4+α의 잉글랜드 빌드업


잉글랜드의 기본적인 빌드업 대형

사우스게이트 감독대행은 이날 스코틀랜드전에서 선수들에게 매우 안정적인 빌드업 형태를 주문했다. 대게 일반적인 팀들의 경우에는 2명(센터백 2명), 3명(센터백2명+미드필더 1명)으로 수비진영에서의 빌드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사우스게이트 감독대행의 잉글랜드는 대체적으로 센터백 2명과 미드필더 2명으로 이뤄진 4인 체제의 빌드업 형태를 보여줬다. 상황에 따라서는 '윙백1+센터백2+미드필더1'의 조합도 보였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들이 4인 체제로 볼을 간수하며 앞선 라인으로 서서히 전진해 나간다면, 하프라인 부근서부터 '+α'의 옵션이 붙어 진정한 잉글랜드의 공격 단계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 '+α'의 옵션은 양쪽 윙어인 스털링이나 랠라나가 맡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루니가 맡기도 하는데, 이 부분은 후에 자세하게 소개할 '잉글랜드의 중원 공격 진영에서 자체적인 공간 만들어가기'와 '로즈와 워커의 적극적인 오버래핑'이라는 명제와 귀결된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빌드업과 공격 단계로의 전환 - <그림 A>

-가장 중요한 자리는 중앙 미드필더 라인

사우스게이트 감독대행의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는 중앙 미드필더들에게 가장 중요한 임무를 부여한다. 앞서 소개한 수비 진영에서의 빌드업 단계부터 '+α' 옵션(랠라나/스털링, 상황에 따라서는 루니까지)과 함께하는 '수비 ▶ 공격 단계로의 전환', 그리고 공격 단계에서의 공헌과 그 상황에서의 즉각적인 수비까지. 이제부터 사우스게이트 감독대행이 이 수많은 임무들을 중앙 미드필더들에게 어떻게 부여하는지 소개하도록하겠다.

우선, 위의 '잉글랜드의 기본적인 빌드업 대형'과 <그림 A>를 참고하며 잉글랜드가 수비 진영에서부터 빌드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대체적으로 앞서 말했듯, 미드필더2+센터백2의 조합으로 빌드업을 전개할 것이다. 또한 하프라인 지점까지 도달하게 된다면 +α 옵션이붙어 약 4-5명의 선수들이 하프라인 부근까지의 빌드업에 가담하게 되는데, 이렇게 많은 선수들이 빌드업 단계에 가담하기 때문에, 잉글랜드 입장에서는 수비 진영에서의 빌드업 단계부터 공격 단계까지, 경기를 진행해나가는 그 과정을 매우 순조롭게 해쳐나갈 수 있게 된다.

잉글랜드의 공격 단계에서 중앙 미드필더들이 맡는 역할

잉글랜드가 공격 단계에 돌입하게 된다면, 위 <그림 A>의 오른쪽 그림과 같이 '다이어-헨더슨'의 미드필더 라인 위에 '로즈-랠라나-루니-스터리지-스털링-워커'의 공격 라인이 위치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부터 중앙 미드필더들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소화하게 된다. 우선 여기서 이들이 수행해야 할 공격적인 임무는 잉글랜드 공격의 연결 고리가 되어주거나 전방으로 페스를 찔러주는 역할이 된다.

위 장면에도 나와있지만, 잉글랜드가 공격 단계에 돌입할 경우 '로즈-랠라나-루니-스터리지-스털링-워커'로 이어지는 횡적(위 그림 A를 기준으로 볼 때) 공격 대형을 형성하게 된다. 과연 횡적인 공격 대형을 유지하며, 이들만으로 스코틀랜드의 수비 압박이 가장 강한 최전방 지역에서 볼을 돌리며 공격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아니, 절대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 실패를 딛기 위해, 사우스게이트 감독대행은 이 단계에서 2가지 해결법을 제시했다.

첫째는 '잉글랜드의 중원 공격 진영에서 자체적인 공간 만들어가기'이다. 로즈와 워커의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랠라나-루니-스터리지-스털링'의 공격 라인 간격이 좁혀졌기 때문에, 이 4명의 선수들이 중원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공간을 만들어나가야 원활한 공격을 만들어나갈 수 있었다.. 그 방법 중 하나가 이들이 먼저 밑선으로 내려가 볼을 받아주는 것이었고(이 경우 상대 수비수들을 앞선(잉글랜드 기준으로는 밑선)으로 끌어들일 수 있고, 잉글랜드의 우선적인 볼 점유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앞서 소개한 '+α'옵션 작용이 나타난 것이었다.

그리고 둘째는 중앙 미드필더 라인인 다이어와 헨더슨을 상대 페널티 박스에 직접적으로 침투시키지는 않되, 공격 라인의 밑선까지 전진시키는 것이었다. 이들의 전진과 바로 앞서 소개한 '잉글랜드의 중원 공격 진영에서 자체적인 공간 만들어가기'작용이 맞물리게 된다면, 잉글랜드는 최종 공격 라인의 바로 밑 지역에서 효율적인 볼 점유를 할 수 있게 된다. 위 '잉글랜드의 공격 단계에서 중앙 미드필더들이 맡는 역할'의 장면에서 '다이어-루니-헨더슨'이 삼각형을 형성하며 패스를 주고받는 것처럼 말이다.

"'잉글랜드의 중원 공격 진영에서 자체적인 공간 만들어가기'+헨더슨-다이어의 공격 가담"이 만들어낸 공격 장면

또한 헨더슨-다이어으로 이뤄진 중앙 미드필더 라인이 이 지역에서 해야 될 수비적인 역할은 당연하게도 상대 공격의 1차적인 차단이나 지연이 될 것이다. 헨더슨과 다이어는 수비 능력에 일가견이 있는 미드필더고, 앞선의 랠라나와 로즈, 워커는 매우 왕성한 활동량을 가진 공격수/수비수이다. 때문에 이들이 설사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지 못한다 한들, 그 뒷일은 랠라나와 로즈, 워커가 주력이 되어 잉글랜드는 빠르게 수비 대형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카일 워커와 대니 로즈, 토트넘의 멀티맨을 최대한 활용하라

대부분의 감독들 입장에서는, 카일 워커와 대니 로즈처럼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하여 윙백과 윙어를 모두 겸할 수 있는, 그러니까 한 쪽 측면을 혼자서 모두 커버할 수 있는 멀티맨을 전술적인 측면에서 볼 때 매우 매력적인 존재라고 판단할 것이다. 이에 대해선 사우스게이트 감독대행도 다를 바 없었다. 그 역시 이 둘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노력했으며, 그 결과 3-0 대승이라는 최종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잉글랜드가 뽑아낸 3골 모두가 헤딩골이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였다.

잉글랜드의 두번째 골장면 - <장면 A>

잉글랜드의 두번째 골장면 - <장면 B>

사우스게이트 감독대행이 워커와 로즈를 잘 활용하는 방법, 그리고 이들의 강점이 최대한 드러났던 부분은 잉글랜드의 두 번째 골 장면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우선 <장면 A>를 보도록 하자.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공격 진영에서 루니가 공중볼을 트래핑 하는 과정에 왼쪽의 대니 로즈가 오버래핑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잉글랜드는 확실히 볼을 소유하지도 못했고. 공격 방향 역시 확실히 정하지 않았는데, 왜 로즈는 이때 오버래핑을 시작한 것이었을까?

우선 잉글랜드의 수비 진영 상황을 가장 큰 이유로 들 수 있다. 앞서 계속 말했지만, 잉글랜드의 중앙 미드필더인 헨더슨과 다이어는 수비 진영에서의 빌드업 때부터 수비진에 내려앉아 전진한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잉글랜드가 롱 볼을 수비진에서 공격진으로 연결했을 때, 중앙 미드필더들의 위치는 어디가 될까? 당연하게도 빌드업을 시작하는 지점인 수비 진영이 될 것이다. 로즈는 이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센터백과 함께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후방이 든든하단 것을 알기에 오버래핑을 빠르게 시작한 것이었다.

또한 공격 진영에서도 로즈의 오버래핑을 뒤받쳐줄 조건들이 성립한다. 잉글랜드의 윙백들이 멀티맨인 로즈와 워커인 상황에서, 공격시 양쪽 윙어들은 이들의 존재를 알기에 중앙에 좁게 포진한다고 앞서 소개했었다. 그렇다면 당연하게도 공격 진영에서의 잉글랜드 선수들은 좁은 간격을 유지하게 될탠데, 만약 이 사이로 수비진에서 롱 볼이 연결된다면? 위치적이나 세컨볼 싸움 환경이나 모든 것이 잉글랜드에게 유리하게 흘러갈 것이다. 쉽게 말해 잉글랜드가 롱 볼 싸움에서 승리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로즈는 대략 4-5초 전부터(<장면 A>에서 <장면 B>로 넘어가는데 걸린 시간, 또는 <장면 A>에서 로즈가 최종 크로스를 올릴 때까지의 시간), 하프라인의 바로 앞 지점에서부터 전속력으로 오버래핑을 시작했기에, 롱 볼을 소유하는 잉글랜드의 공격진에게 눈이 팔린 스코틀랜드 수비진은 당연하게도 뒤에서 뛰어오는 로즈를 쉽게 마킹할 수 없었을 것이다. 때문에 잉글랜드는 왼쪽 측면에서 순간적인 2:1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었고, 이때 로즈의 발끝에서 올려진 환상적인 크로스가 랠라나의 머리로 연결되 환상적인 득점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삼사자 군단과 사우스게이트 감독대행의 미래는?

(c)Sporting Life

사우스게이트 감독대행은 오는 16일에 펼쳐질 스페인과의 평가전 이후 임기를 마치게 된다. 감독대행으로써는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겨놓은 셈이다. 지금 이 상태에서 그가 정식 감독으로 임명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스카이스포츠에서는 사우스게이트 감독대행이 한 달 내로 정식 계약 여부가 결정되길 바라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는 한편, 과연 그 결정은 사우스게이트의 바람대로 이뤄질 수 있을까?

필자 역시, 잉글랜드가 '월드컵'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면 사우스게이트를 정식 감독으로 임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지금 그들에겐 시간이 없다. 오직 한차례의 월드컵을 위해서 한 감독에게 4년이란 시간을 부여해도 모자를 판에, 잉글랜드는 불과 3달 만에 2번의 감독 교체라는 고비를 겪어야 했다. 그것도 월드컵을 2년 밖에 남겨두지 않은 기간에서 말이다.

그리고 2018 러시아 월드컵을 1년 반 정도 남겨놓은 지금, 어떤 감독이 잉글랜드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아 이들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을까? 그렇다고 잉글랜드의 선수단 전력이 우승권에 부합하는 정도인가? 그리고 잉글랜드가 매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했던 상위권 팀이었는가? 그들은 현재 월드컵에서 성적을 '유지하는'팀이 아닌 더 높은 곳을 위해 달려가는 '도전하는 팀'이다. 그런 팀의 지휘봉을 잡은 감독에게 시간이라는 거대한 짐보다 더욱 무거운 짐이 어디있을까?

시간이 필요하다. 잉글랜드가 당장이라도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성적을 내고 싶다면 가레스 사우스게이트를 정식 감독직으로 임명해야 할 것이다. 사우스게이트의 마음이 원하고, 주장 루니의 생각이 사우스게이트를 향해 있는 것처럼, FA가 사우스게이트의 새로운 도전을 허락하는 것이 옳은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스페인과의 평가전이 끝난 후로부터 한 달. 11월 16일에서부터 시작되는 한 달간은, 사우스게이트의 인생에 있어서, 어쩌면 잉글랜드 대표팀의 역사에 있어서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우스게이트의 중대한 도전은 허락될까? 스페인과의 평가전 결과, 그리고 FA의 판단만이 이 중대한 허락을 결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