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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츠-도르트문트] 도르트문트 공격의 구조적 문제점
병장 서현규 | 2017-02-01 17:44:27 | 1139


(c)90Mins


최근 도르트문트의 최대 고민은 승리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 12월 레알 마드리드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경기를 시작으로 분데스리가 겨울 휴식기 바로 전 경기인 아우크스부르크전까지 이어지는 4연전을 모두 무승부로 기록했다. 그리고 휴식기 이후 브레멘을 2-1로 제압하며 승리의 흐름을 타는가 했으나, 또다시 이번 마인츠 원정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리그 순위 경쟁에 발목을 잡히게 되었다.  

-투헬의 4-3-3과 공격 축구



도르트문트의 마인츠전 선발 라인업


토마스 투헬 감독이 마인츠전에서 꺼내든 포메이션은 4-3-3 대형이었다. 왼쪽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하파엘 게레이로를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도르트문트의 전체적인 스타일에 큰 변화는 없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수비 라인을 전진시켜 상당히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마인츠의 골 망을 한 번밖에 흔들지 못했다. 과연 도르트문트는 왜, 마인츠를 상대로 한 골밖에 득점하지 못한채 승점 3점을 따내지 못했을까?

-도르트문트의 전방 압박과 역습

마인츠가 수비 진영에서 빌드업을 전개할 때 도르트문트의 수비 상황, 그러니까 도르트문트가 전방에서부터 수비를 시작할 때 그들의 스타일은 명확했다.  



도르트문트의 전방 압박 상황(좌)과 전방 수비 장면(우)


마인츠의 빌드업이 조금 높은 지점에서 시작되거나 불안정 할 때는 위 그림과 같이 2-3-2-3 진영으로 변화하여 강한 전방 압박을 시도했고, 반대로 매우 낮은 진영(골키퍼가 바로 앞의 수비수에게 볼을 건네줄 때)에서 전개되거나 안정적일 때는 4-4-2 포메이션을 혼용하며 상대를 막아냈다. 

결과적으로 이번 경기에서 더욱 빛을 발했던 것은 전방 압박 장면이 아닌 전방 수비 장면이었는데, 이 도르트문트의 전방 수비 상황의 핵심은 양 윙어인 로이스와 쉬얼레가 상당히 낮은 지점에 위치한다는 것이다. 활동량이 매우 왕성한 미드필더인 카스트로가 최전방 오바메양 쪽으로 올라감으로써 윙어 로이스와 쉬얼레는 미드필더 라인으로 내려올 수 있게 됐다. (수비시 전방에 숫자가 2명이 되기 때문) 그러므로 이들이 미드필더 라인에서 볼을 탈취해낼 경우 쉬얼레와 로이스가 주도하는 빠른 역습으로 마인츠 수비를 공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도르트문트의 선제골 장면도 쉬얼레가 낮은 지역에 위치하여 볼을 끊어낸 후 역습을 이어가 성공시켰다.

-도르트문트 공격의 구조적 문제점

마인츠 원정을 준비했던 투헬 감독의 위와 같은 발상은 정말로 좋았지만, 이날 도르트문트가 가장 큰 문제를 드러냈던 부분은 이들 공격의 구조에 있었다.



좌우 중앙 미드필더인 카스트로와 게레이로의 히트맵 (c)squawka.com


마인츠전 도르트문트의 공격적 4-3-3 시스템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면 다음과 같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오바메양의 경우 뛰어난 골 결정력을 이용한 득점을 위해 가능한 한 밑선으로 내려오지 않았으며, 양 윙어인 로이스와 쉬얼레는 최대한 측면에 집중하며 플레이했다. (앞서 소개한 낮은 지역에 위치하여 역습을 이끌어가는 전술도 그 요인 중 하나) 또한 오른쪽 미드필더인 카스트로의 경우 경기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굳은 일을 맡아줬고, 왼쪽 미드필더 게레이로는 바이글보다 조금 더 윗선에서 수비진의 빌드업을 도와줬다. 그리고 수비형 미드필더인 바이글은 두 센터백 사이에 주로 위치하며 도르트문트의 빌드업 코어가 돼주었다. 

이렇듯 바이글은 애초에 라볼피아나(두 센터백 사이로 수비형 미드필더가 내려와 빌드업을 도우는 전술) 전술의 핵심이 되는 포지션에 위치했지만, 게레이로와 카스트로가 비교적 공격적인 룰을 맡지 않았던 탓에 좌우 윙백인 슈멜처와 피스첵이 높은 위치까지 자유롭게 오버래핑을 나갈 수 있게 되었다.



도르트문트 공격의 구조적 문제


여기까지는 구조적으로 나쁠 것이 없었지만, 좌우 윙어인 로이스와 쉬얼레가 앞서 소개했듯 측면에 집중하여 플레이하다 보니 오바메양이 자연스럽게 고립되는 장면이 펼쳐지게 되었다. 장점을 살리기 위해 밑선으로 내려오지 않은 오바메양의 뒤를 받쳐줄 선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팀의 플레이에 참여하는 횟수가 점점 적어지게 되었고, 결국 그는 이번 경기에서 총 13번의 패스밖에 시도하지 못하였다. 

투헬 감독이 66분 첫 교체 카드로 게레이로 대신 공격 2선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마리오 괴체를 투입시킨 것도, 그리고 72분 두 번째 교체 카드로 오바메양 대신 중앙 지향적인 윙어 오스만 뎀벨레를 투입시킨 것도 이러한 요인 때문이었다. 



좌우 윙어 로이스와 쉬얼레의 이번 경기 히트/패스맵 (c)squawka.com


물론 쉬얼레와 로이스의 히트맵만을 본다면 이들이 중앙 지향적으로 뛰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패스맵을 같이 본다면 그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이들이 히트맵에서 중앙 지역에 상당히 위치했던 까닭은 앞서 소개한 전방 압박 장면 때문이며, 좌우 윙백들의 자유로운 오버래핑에 의해 중앙 지역에 위치했을 때도 어느 정도 있었지만 이들이 실제로 플레이에 영향을 끼쳤던 지역은 대부분 측면이었다. 

4위 도르트문트. 1위 바이에른 뮌헨과의 승점 차이는 14점이다. 과연 투헬 감독은 클롭 체제에서 해내지 못했던 도르트문트 분데스리가 점령을 해낼 수 있을까?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을 또다시 이겨낼 수 있을까? 라이프치히까지 선두권 경쟁에 참여한 상황에서, 투헬의 지도는 도르트문트에게 더욱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