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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의 유럽축구이야기

'6월의 뜨거운 감자', 호날두의 전술적 활용 방안
병장 서현규 | 2017-06-21 17:34:34 | 1176




내년 러시아 월드컵을 위한 컨페더레이션스컵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 이번 6월에 가장 핫 한 선수로 레알 마드리드의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떠올랐다. 지난 16일(한국 시각) 포르투갈의 언론 아볼라를 통해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고 싶다.'라는 말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4일이 지난 지금, 전 세계의 스포츠 기사란에는 호날두의 이름으로 도배됐다. 

그가 진짜로 이적을 행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만약 다음 시즌 지단이 아닌 다른 감독이 호날두를 기용하게 된다면 전술적 활용 방안을 다시금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호날두는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



호날두의 최대 장점은 골을 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느 상황에서든.


호날두의 최대 장점은 골을 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어느 지점에서도 득점을 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양발 사용과 능숙한 헤더, 그리고 정확하고 강력한 슈팅을 보유하고 있다. 호날두가 완전한 스트라이커 성향을 지닌 이후 세계 최고의 선수로 거듭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러한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상황'을 그 스스로 만들어냈기 때문이었다.

메시가 볼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들을 벗겨낼 수 있는 선수라면, 호날두는 볼을 갖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들을 벗겨낼 수 있는 선수다. 이 말은 곧 호날두가 득점 지역에서 자신을 마킹하고 있는 2-3명의 수비수들을 개인 능력으로 무력화 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압도적인 피지컬과 순간적인 반응 속도, 영리한 지능을 이용하여 순간적으로 빈 공간을 찾아 들어간다. 동료 선수들이 그 지역으로 볼을 넣어준다면 호날두는 자신의 장점을 이용해 골을 넣는다.

호날두가 상대 박스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이상, 이곳으로 볼을 투입하는데 성공한다면 득점할 수 있는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이것이 호날가 팀에게 줄 수 있는 최대 이점이다.

-지단의 '호날두 200% 활용법'

이러한 호날두의 장점과 성향을 가장 잘 파악한 감독이 지네딘 지단이었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 1군 팀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4-3-3과 4-3-1-2포메이션을 활용하여 챔피언스리그 2연패를 달성했다.  



지단의 4-3-3, 4-3-1-2 시스템


BBC 라인을 필두로 세운 4-3-3 포메이션에서는 호날두가 대형상 왼쪽 윙어였지만, 실제로는 중앙으로 좁혀 활동하는 빈도가 높았다. 이 경우 벤제마와 2톱 대형을 이뤘다. 여기서 빠른 발을 보유하고 있는 오른쪽의 베일은 비교적 직선적으로 활동하면서 측면을 공략했고, 호날두가 좁혀 여백이 된 왼쪽 측면 공간은 마르셀로의 활발한 오버래핑을 통해 커버했다.

베일 대신 이스코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들어선 4-3-1-2 포메이션은 호날두와 벤제마, 이스코 모두가 자유롭게 활동했다. 이스코는 밑선 빌드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거나 좌우 측면을 활발하게 돌아다녔고, 최전방 호날두와 벤제마는 유기적인 스위칭을 통해 중앙과 사이드 공간 모두를 점유했다. 이 시스템이 16/17 시즌 중 ~ 후반기에 지단의 주 전술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뛰어난 볼 간수 능력과 창의력을 가진 이스코가 폭넓게 활동하면서 호날두의 공격 연계에 대한 부담을 줄여줬기 때문이었다. (호날두의 오프 더 볼 능력 극대화)  

호날두가 상대 박스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빈도를 높여줬다면 이제 '어떻게 효율적으로 볼을 투입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지단이 고안해낸 방법은 측면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측면은 중앙에 비해 압박의 밀도가 비교적 낮은 지역이다.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는 마르셀로와 카르바할이라는, 윙어 못지않은 공격력을 뽐낼 수 양 있는 윙백을 보유하고 있는 팀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르셀로와 카르바할을 활용하여 측면을 공략했다.

지단은 윙백의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위해 좌우 미드필더 크로스와 모드리치에게 양 윙백의 뒷공간을 맡아줄 것을 주문했다. 1차적으로 마르셀로와 카르바할이 전진한 후 뒤를 봐주는 것이다. 여기서 모드리치가 크로스에 비해 더욱 광범위한 영향력을 펼쳐 공격 상황에도 활발하게 가담했다. 이로써 레알 마드리드는 후방에 2명의 센터백과 3명의 미드필더, 총 5명의 선수들을 배치시킴으로써 매끄러운 빌드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동시에 충분한 숫자가 확보됐기 때문에 마르셀로와 카르바할의 수비 가담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었다. (이는 측면 지역 공격에 집중하여 상대 박스 안으로 볼을 더욱 자주 투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


호날두의 이적 여부는 당장 아무도 알 수 없겠지만, 만약 다른 팀으로 이적한다면 전술적 활용 방안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